
암보험에 가입하면 현금을 얹어 주겠다는 제안을 받아 보신 적 있으신가요?
서명 직전에 이런 말을 들으면 솔깃하다가도, 받아도 되는 돈인지 걱정이 앞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입을 조건으로 한도를 넘는 현금을 주고받는 일은 보험업법이 금지하고, 받는 쪽도 제재 대상입니다.
정당하게 현금을 받는 길은 약관에 따라 지급되는 암진단비이고, 이를 제대로 받으려면 면책기간과 진단 확정 기준, 납입면제 사유를 미리 알아 두어야 합니다.
아래에서 순서대로 짚어 볼게요.
목차
가입 조건으로 현금을 받는 것은 불법입니다
보험업법 제98조는 보험계약을 맺거나 모집하는 과정에서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특별이익을 주거나 주기로 약속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금융감독원도 한도를 넘는 금품 제공, 보험료 대납, 근거 없는 보험료 할인을 특별이익으로 보고 불법행위로 엄격히 막고 있습니다.
현금만 해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금융위원회는 가입 조건으로 주는 멤버십 혜택이나 포인트도 금품으로 봅니다. 상품권이나 포인트 형태라서 괜찮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같은 기준으로 봅니다.
예외는 아주 작습니다. 보험업법 시행령 제46조는 최초 1년간 납입 보험료의 10%와 3만 원 가운데 적은 금액까지만 허용합니다. 보험료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줄이는 물품이라면 한도가 20만 원입니다. 이 한도는 보험계약 1건을 기준으로 적용됩니다.
계산해 보면 감이 옵니다. 월 보험료가 2만 원이면 1년 보험료는 24만 원이고, 그 10%인 2만 4,000원이 한도입니다. 월 3만 원 이상이면 10%가 3만 원을 넘기 때문에 3만 원이 상한이 됩니다. 몇십만 원, 몇백만 원을 준다는 제안은 어느 경우에도 한도를 훌쩍 넘습니다.
한도를 넘으면 가입자도 처벌받아요
흔한 오해가 하나 있습니다. 주는 설계사나 보험사만 문제가 되고, 받는 계약자는 괜찮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는 특별이익을 제공받은 사람도 보험업법에 따라 제재를 받습니다. 먼저 요구해서 받은 계약자도 마찬가지입니다.
금품 수수에는 징역형이나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벌금 상한은 자료마다 적힌 수치가 달라서, 정확한 금액이 필요하시면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최신 조문을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보험사도 해당 계약의 연 수입보험료 이하 과징금 대상이 됩니다.
이런 제안을 받았다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의 보험모집질서 위반 신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 특별이익 제공에 대한 검사와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당한 현금은 암진단비뿐입니다
가입하면서 받는 돈이 아니라, 약관상 암으로 진단 확정되었을 때 지급되는 암진단비가 정당한 현금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약관에서 정한 암으로 진단 확정되면 암진단비가 지급된다고 안내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얼마를 받고 가입하느냐보다 나중에 보험금이 문제없이 나오는 구조인지입니다.
가입 직후 90일간은 보장이 시작되지 않습니다
암보험에는 보통 90일의 면책기간이 있다고 보험다모아(온라인보험슈퍼마켓)는 안내합니다. 면책기간은 보험에 들었어도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기간을 말합니다.
보험연구원 연구보고서가 금융감독원 자료를 인용한 내용을 보면, 계약일을 포함해 90일이 지난 다음 날부터 보장이 시작됩니다. 이 기간 안에 암으로 진단 확정되면 계약이 무효가 되고, 그동안 낸 보험료는 돌려받습니다. 보험금은 나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1월 1일에 가입했다면 4월 1일부터 보장이 시작되며, 3월 중에 암으로 진단받았다면 약관상 지급 사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됩니다.
예외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상품에서 소액암이나 15세 미만 가입자 등에는 90일 면책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소액암은 일반암 보험금의 10~30% 수준으로 보장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감액기간을 없애고, 면책기간이 끝나면 바로 100%를 지급하는 상품도 나왔습니다. 다만 어떤 상품이 어떻게 운영하는지는 보험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입 날짜를 기록해 두는 것이 좋아요. 90일이 언제 끝나는지 계산해 두면, 그 전에 검사를 받을 일이 생겼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 미리 가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약관에서 해당 상품의 면책 예외 사항을 미리 확인해 두면, 본인의 상황에 맞게 보장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진단 확정 기준과 감액 여부를 미리 확인하세요
보험금이 나오느냐는 암이라는 말을 들었느냐가 아니라, 약관이 정한 방식으로 진단이 확정되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고 있다가 지급 단계에서 놀라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약관상 암의 진단 확정은 원칙적으로 병리과 또는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가 내립니다. 그래서 주치의가 암이라고 진단해도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병원에서 들은 말과 보험에서 인정하는 진단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알아 두셔야 합니다.
감액 여부도 가입 전에 볼 대목입니다. 소액암은 금융감독원 2013년 자료를 인용한 보험연구원 자료 기준으로 일반암 보험금의 10~30%가 일반적입니다. 같은 암보험이라도 어떤 암이 일반암이고 어떤 암이 소액암인지에 따라 받는 금액이 크게 달라집니다.
조직검사 결과보고일이 기준입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꿀팁 자료는 암 진단 시점을 진단서 발급일이 아니라 조직검사 결과보고일로 안내합니다. 이 날짜가 면책기간 안인지 밖인지를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진단서에 적힌 날짜만 보고 판단하면 어긋날 수 있어요. 검사 결과가 나온 날이 며칠인지 따로 적어 두세요.
약관에서 보험료 납입면제 사유를 꼭 살펴보세요
납입면제는 약관에서 정한 사유가 생기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보장을 계속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이렇게 정의합니다. 어떤 사유가 면제에 해당하는지, 어떤 조건이 붙는지는 회사와 상품마다 다릅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암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만 비교하지 말고 보장한도, 지급여력비율, 보험료납입면제 제도 등을 함께 따져 보라고 안내했습니다. 납입이 어려워졌을 때 쓰는 유지 제도도 따로 있습니다. 감액, 감액완납, 납입일시중지, 자동대출납입, 중도인출이 있는데, 상품에 따라 제한될 수 있습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증권이나 가입을 검토하는 상품설명서를 펴 놓고, 약관에서 보험료 납입면제 사유가 적힌 조항을 찾아 읽어 보세요. 약관은 보험사 홈페이지나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공시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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